미국 노동자들의 직장 만족도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 안정성과 임금 상승, 그리고 탄력적인 근무 방식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제조사 기관 컨퍼런스보드(The Conference Board)가 최근 발표한 '2025 직장 만족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3분의 2 이상이 현재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해당 조사 집계가 시작된 198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올해 1월 진행된 설문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주 공개됐다.
높은 직무 만족도의 배경에는 몇 가지 경제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안정, 물가 상승과 보조를 맞춘 임금 인상, 그리고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폭증한 구인 수요가 근로자들에게 자신에게 더 적합한 직무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컨퍼런스보드는 "평균 근로자의 임금이 물가 상승률과 유사한 속도로 증가하면서 기존 재직자의 재정적 안정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직장 문화와 관련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직무 몰입도, 소속감, 지속 근무 의지, 정신 건강 지표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사상 최고 수준의 응답이 집계됐다. 이는 해당 항목들이 3년 전 조사에 처음 포함된 이후 나타난 가장 뚜렷한 변화다.
다만 모든 연령층에서 만족도가 고르게 증대된 것은 아니다. 특히 25세 미만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직장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7%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반면 55세 이상 그룹의 경우에는 만족도가 72%까지 높아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근로자들의 삶의 질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임금과 근무 방식, 조직 문화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조건이 개선되면서 미국 내 직업 만족도가 전례 없이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