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JPM)가 올해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월가의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이 은행은 기준 조정 주당순이익(EPS) 4.96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감소했지만 449억 달러(약 64조 6,000억 원)의 매출로 애널리스트 예상을 넘어섰다.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이익(Net Interest Income)은 233억 달러(약 33조 5,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소폭 못 미쳤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실적 선방을 이끌어낸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세금 개편 마무리와 규제 완화 가능성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여전히 관세 혼란, 지정학적 긴장, 높은 재정 적자, 자산 가격 고점 등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JP모건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0.4%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는 약 20%가량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 사이클이 고점을 지나며 예대마진이 축소될 수 있음에도, JP모건이 각 사업 부문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 발표는 뱅킹 업계 2분기 실적 시즌의 신호탄 역할도 했다. 씨티그룹(C)과 웰스파고(WFC) 등 대형 미국 은행들이 이번 주 순차적으로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JP모건이 제시한 경기전망과 시장 리스크 요인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며 대형 은행들이 경기 침체에도 정부의 자금 지원 없이도 대응 가능하다는 평정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는 일정 수준 회복된 상태다.
JP모건의 이번 실적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변수지만, 향후 금리와 규제, 지정학적 변수들이 금융 산업에 미칠 영향에 따라 추세는 바뀔 수 있다. 다만, 핵심 지표들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한, JP모건은 당분간 미국 은행 업계의 대표 주자로서의 위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