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은행, 2분기 실적 호조… '소비자 건전성 문제 없다'

| 김민준 기자

미국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건전한 금융 상태와 지출 여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물가 상승률이 소폭 반등했음에도, 대형 은행 대표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현재로서는 '문제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JP모건체이스(JPM)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제러미 바넘은 컨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소비자 지표는 굉장히 양호하다"며, "저소득층에서 약간의 금융 스트레스가 보이긴 하지만, 항상 존재하는 현상일 뿐 전반적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체율과 대손비율이 모두 예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모이니한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모이니한은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건강한 지출 수준과 자산 건전성을 유지 중"이라며, "이는 2분기 실적의 주요 기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용 시장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신용도 견고할 것으로 봤다.

씨티그룹(C)의 CEO 제인 프레이저도 미국 경제의 예상 외 회복력과 기업들의 민첩성을 언급하며, "건강한 소비자층과 강력한 민간 자본시장이 결합돼 예상 이상의 경기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WFC) CEO 찰리 샤프는 "실업률이 낮고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가운데, 소비자와 기업 부문 모두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지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고, 연체율은 오히려 1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의 실적 발표는 단순한 기업 성과를 넘어 실물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소비자 신용과 고용 지표, 디폴트율 등 각종 데이터가 시장 참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발언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시적으로나마 완화시킨다. 다만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 경로,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 그리고 11월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간 대선 구도가 경제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