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에 '100% 관세 폭탄' 경고…삼성·하이닉스 직격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시장을 보호하겠다며 반도체 제품에 약 100%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IT·전자 산업 전반에 중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미국 내 투자 계획 발표 행사 자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만, 이 조치의 시행 시점이나 구체적인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제조업 부흥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동시에, 주요 교역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해석된다.

반도체는 전 세계 산업의 핵심 부품이자 무역의 요충지로, 특히 한국에게는 경제의 동맥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수출 품목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반도체는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며,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로서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이에 따라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와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고율 관세 방침은 미국의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한 보호무역 기조를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철강, 태양광 패널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도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이번에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반도체로 규제 대상을 넓힌 셈이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무역 규제를 넘어 정치적·전략적 의도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발표가 실제 행정 명령이나 법률 조치로 이어질 경우, 한국은 물론 타이완, 일본, 유럽 등 반도체 주요 수출국들과 미국 간의 통상 관계에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동시에, 미국 내 반도체 기반 제조 확대와 동맹국 내 생산시설 투자 요구가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같은 흐름은 대선 국면 속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맞물려 추가적인 무역 분쟁 유발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과 국제 통상 질서 변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