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영업익 늘었지만 순손실 전환…첨단소재는 '선방'

| 연합뉴스

LG화학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매출은 줄고 순손실로 돌아서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성 등 대외 여건 악화가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2025년 8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천7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매출은 11조4천177억 원으로 6.7% 감소했고, 순이익은 1천119억 원 적자를 내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장의 불확실성과 외부 변수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6천962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904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관세 이슈로 고객사들의 구매가 위축된 데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손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605억 원, 영업이익 709억 원을 나타냈다. 전기차 배터리 등을 구성하는 전지재료 출하가 정책 불확실성 탓에 감소했지만, 전자소재 및 엔지니어링 소재 등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며 전체적으로는 선방했다. 생명과학 분야도 주요 의약품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매출 3천371억 원, 영업이익 246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자회사 실적은 LG화학 전체 실적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5천654억 원, 영업이익 4천922억 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북미지역 생산 비중 확대와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개선됐으며, 정부의 생산 인센티브 없이도 흑자를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농업부문 자회사 팜한농은 매출 2천424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을 올렸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전년보다 줄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와 함께 "글로벌 수요 약세,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을 감안할 때 2분기 경영 환경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첨단소재 분야의 고객 다변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재편을 통해 장기적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LG화학의 실적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일부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친환경·고부가가치 분야 중심의 구조 전환이 이어진다면, 향후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