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강남 사옥 5천억 매각…비핵심자산 정리 본격화

|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의 도시가스 자회사인 코원에너지서비스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과 부지를 약 5천억원에 매각하면서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매각은 토지 규모, 개발 잠재력, 재무전략 차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원에너지서비스는 8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27-1번지 외 1필지 및 지상 건축물’을 NH투자증권·한국토지신탁·호반건설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총 4만8천여 제곱미터 규모의 토지와 9천여 제곱미터의 건물이며, 처분 금액은 5천50억원이다. 이 부지는 서울 강남 내에서도 높은 개발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의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해부터 해당 부지의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다. 지난달 초 열린 경쟁입찰에서는 NH투자증권과 한국토지신탁, 호반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후 코원에너지서비스 이사회 승인과 함께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거래를 구체화했다. 본 계약은 오는 9월 30일까지 체결될 예정이며, 소유권 이전 등 절차를 거쳐 12월 5일까지 공식 처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자산 매각은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재무구조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안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과 유동성 확보를 통해 1조5천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에 필수적인 신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전체 계열사의 자산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부지는 서울시가 계획 중인 탄천 합수부 개발 대상지에 포함돼 있으며, 15년 넘게 개발 검토가 이어져 온 곳이다. 강남구의 주요 학군과 가까워 교육 수요가 풍부하고, 대중교통 및 상업시설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주거, 복합개발 등 미래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SK그룹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탄소중립 에너지나 차세대 소재 사업 등 미래 핵심 산업에 집중하려는 전략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부동산 가치가 높은 핵심지구 자산부터 정리해 나가는 방식은 현금 확보라는 당면 목표는 물론,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유사한 자산 유동화가 추가로 이뤄질 경우, 시장 전반에 걸쳐 대기업 주도의 부동산 거래가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