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9일 새벽 해외 시장에서 상승 흐름을 다소 되돌리며 1,39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기대감이 달러 약세를 이끌면서, 환율 변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새벽 2시(한국시간) 달러-원 환율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가(1,381.20원)보다 6.30원 오른 1,3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전일 장중 고점이었던 1,391.80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줄어든 셈이다. 오후 뉴욕 거래 시간이 진행되면서 달러는 주요 외환시장 전반에서 약세를 보였고, 이 흐름이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
시장에 전해진 주요 변수는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한 타협 가능성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점령지를 유지하고 휴전에 합의하는 방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가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는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이 반영됐고, 유로화 등 비달러 통화가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폭스뉴스는 회담이 이르면 8월 1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위험 선호 성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 국제 지표를 보면,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뉴욕장에서 98 초반대로 하락했다. 환율을 보면, 달러-엔은 147.67엔, 유로-달러는 1.16648달러로 거래됐고,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1864위안 수준에서 움직였다. 원화 기준으로는 100엔당 940.98원, 위안-원은 193.03원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이날 달러-원의 변동 폭은 1,379.60원에서 1,391.80원 사이로, 총 12.20원에 이르렀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한 현물환 거래량은 모두 합쳐 152억9,900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향후 환율 흐름은 미·러 회담 결과와 국제 정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추가로 진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만일 휴전으로 이어질 경우, 위험 회피 성향이 약화되며 달러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 반면 협상이 결렬되거나 새로운 지정학적 변수 발생 시, 다시금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며 원화 약세로 반전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