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러-우 휴전 협상에 보합 마감…공급 우려 완화

|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에 따라 국제 유가는 큰 변동 없이 보합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황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최근까지 이어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현지시간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과 같은 배럴당 64.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2.83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결국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공급 악화에 대한 공포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블룸버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러시아의 점령 지역에 대한 지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 인정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협상이 진전을 보일 경우,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 가능성도 제기되며 글로벌 원유 공급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러나 휴전 협상의 실현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초안에 우크라이나가 동의할지는 미지수이며, 유럽 주요국들의 입장 역시 중요 변수로 남아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양측이 최종 합의를 이루기에는 정치적, 외교적 걸림돌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토에 대한 요구를 굽히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한 휴전을 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중국, 인도 등 제3국에 이른바 '2차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처럼 국제 유가는 지정학적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향후 휴전 협상의 구체적 진전 여부가 유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협상이 성사될 경우, 원유 시장의 불안 요소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결렬 시 다시 공급 우려가 부상하며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