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커피’로 불리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가 국제 경매에서 1킬로그램당 3만2달러에 낙찰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과 비교해 세 배 넘게 웃도는 가격이다.
파나마 관광청은 2025년 8월 8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파나마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관한 ‘더 베스트 오브 파나마(The Best of Panama)’ 경매에서 라 에스메랄다 농장이 출품한 워시드 게이샤 커피가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전했다. 이 커피는 중남미 파나마의 서부 지역인 치리키주 보케테에 위치한 유명 커피 산지, 라 에스메랄다 농장에서 생산됐다.
신기록을 세운 커피 품종은 ‘게이샤(Geisha)’로, 고도 1,650∼1,900미터에 자리한 엘벨로 농장에서 자란 것이다. 게이샤는 아라비카 커피의 한 품종으로, 희귀성과 섬세한 향미 덕분에 ‘커피 애호가들의 성배’로 불릴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품종은 일반적인 커피보다 재배 조건이 까다롭지만, 잡향 없이 깔끔한 산도와 복합적인 향을 지녀 고급 커피 시장에서 별도로 분류된다.
라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 커피는 아랍에미리트 소재 커피 전문업체인 ‘줄리스 커피(Julith Coffee)’에 낙찰됐다. 낙찰가는 킬로그램당 약 4천200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 기록인 약 1천400만 원(1만103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경매에 나온 50개 품목 가운데 30개가 1킬로그램당 1천 달러 이상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고급 커피 시장에서 파나마 제품의 위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번 경매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커피 전문업체와 수입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더 베스트 오브 파나마’는 1996년부터 이어져온 중남미 대표 커피 경매 행사로,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커피 산지들의 대표 무대다. 특히 라 에스메랄다 농장은 게이샤 품종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으로 소개한 이후 꾸준히 최고 품질을 유지해온 명망 있는 농장이다.
이 같은 고급 커피의 초고가 낙찰은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특수 생산·가공을 거친 고품질 커피) 시장의 성장과 연결된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향과 맛에 집중하며 커피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고급 커피가 수천만 원에 거래되는 사례는 향후 커피를 ‘투자 대상’ 혹은 ‘럭셔리 식품’으로 인식하는 시장 흐름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