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정책을 놓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국제 금값이 하루 동안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뉴욕 금 선물 시장이 요동쳤다.
현지시간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장중 한때 온스당 3,534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약 2.3%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이 일부 금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결국 거래는 온스당 3,456.2달러로 마감되며 전일 대비 0.1%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혼란의 시작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통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말부터 1킬로그램과 100온스(약 3.1킬로그램)짜리 금괴에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다. 이들 금괴는 글로벌 금 선물 시장에서 표준 단위로 사용되는 물량으로,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 금 거래에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후 블룸버그 통신이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 발언을 전하며 "금 및 특수 제품에 대한 관세 관련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행정명령이 곧 발표될 예정"이라 보도하자, 시장은 다시 기대 심리를 반영해 가격을 조정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반영해 신속히 포지션을 변경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금 선물 거래소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1킬로그램짜리 금괴가 주요 거래 단위로 활용돼 왔다. 미국 내 금 수요 대부분이 외국산, 특히 스위스 등 유럽에서 수입된 현물 금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고율의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뉴욕 선물 가격과 런던 금 현물 가격 사이의 가격 괴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금 및 귀금속 제품에 대해 어떤 최종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금값 변동성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족주의와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귀금속 수입에 대한 규제 논의는 다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