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수익성 부문에서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을 앞서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2위 자리에 올랐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3위지만, 이익률과 영업이익 규모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완성차 산업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365만여 대의 차량을 세계 시장에 판매했다. 이는 도요타그룹(515만 대), 폭스바겐그룹(436만 대)에 이은 3위 성적이다. 그러나 실적의 질을 보여주는 영업이익에서는 13조 원가량을 기록하며, 10조8천억 원 수준에 그친 폭스바겐그룹을 처음으로 제쳤다. 영업이익률 지표에서도 도요타(9.2%) 다음으로 8.7%를 기록해 수익 구조의 탄탄함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실적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이 글로벌 자동차 기업 전반에 충격을 준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특히 도요타는 미국에서 발생한 관세 비용으로만 약 4조 원의 손실을 감당해야 했고, 현대차그룹도 1조5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했지만, 빠른 재고 조정과 생산 물량 관리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미국 내 생산 확대 역시 일정 부분 부담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주요 경쟁사들의 부진도 현대차그룹의 약진을 도운 요소로 꼽힌다. 폭스바겐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일시적 수요 침체를 겪고 있는 전기차 업체들 — 미국 테슬라와 중국의 비야디 등 — 도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이번 성과는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판매량 경쟁을 넘어, 수익성과 시장 대응력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미국 내 자동차 관세 정책 변화와 세계 전기차 시장의 흐름에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수익성 톱2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