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고래의 이더리움(ETH) 매수 러시...6,500억 원 물량 OTC로 확보

| 민태윤 기자

기관의 이더리움(ETH) 매수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형 기업 및 고래 주소들이 단기간에 수천억 원대 규모의 ETH를 집중적으로 매집한 사실이 블록체인 상에서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상장 채굴기업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BitMine Immersion Technology)가 주도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10시간 동안 총 10만 6,485개의 이더리움(ETH)을 매입했으며, 이는 약 4억 7,050만 달러(약 6,536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대량 매입으로 비트마인의 누적 보유량은 129만 7,093 ETH로 늘어났으며, 시가 기준으로 약 57억 5,000만 달러(약 7조 9,925억 원)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업이 주로 장외 거래(OTC) 및 복수의 기관 브로커를 통한 대량 이전 방식으로 이더리움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거래 상대방에는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팔콘X(FalconX), 비트고(BitGo) 등 업계에서 신뢰받는 기관 중개업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철저히 조율된 전략적 확보 행보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한 암호화폐 고래도 대규모 매집 대열에 합류했다. 이 고래 주소는 최근 4일간 총 9만 2,899개의 ETH, 약 4억 1,200만 달러(약 5,727억 원)어치를 조용히 확보했다. 이 주소는 크라켄(Kraken) 거래소에서 자금을 출금하기에 앞서 세 개의 신규 지갑을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장기 보관 목적의 지갑 분산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ETH를 중심으로 한 기관 및 자산가의 공격적 매수 움직임은 이더리움을 둘러싼 중장기적 신뢰를 방증하는 신호로 보인다. 특히 현물 ETF 승인 루머와 2분기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