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중장비 부품 제조업체인 진성티이씨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활용해 151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함에 따라 시장의 자금 조달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교환사채는 만기 3년, 이자율 0% 조건으로 발행되며, LS증권이 단독으로 인수해 투자자들에게 재판매할 예정이다.
진성티이씨는 보유 중이던 자사주 124만8천388주를 교환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주식 희석을 피하고, 자본금 증가 없이 자금 조달이 가능한 방법을 선택했다. 교환사채(Exchangeable Bond)는 발행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채권과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 상품으로, 보통 특정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또는 계열사에서 자금 조달이나 지분 정리에 활용된다.
이번 발행의 특징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라는 점이다. 이는 회사가 이자 비용을 절감하고, 보유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 없이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수익을 추구하게 된다. 또한 풋옵션(투자자가 일정 기간 후 채권을 조기 상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 포함되지 않아, 발행 조건이 발행 회사에 비교적 유리하게 설정됐다.
조달된 자금은 대부분 시설투자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이 같은 운용 방향은 기업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 강화 의지를 반영한다. LS증권은 이 교환사채를 직접 인수한 뒤 외부 투자자들에게 재매각하는 셀다운 방식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교환사채는 비상장이나 소규모 기관투자가에게도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례는 보유 자산을 활용한 비이자성 자금 조달 방식의 전형적인 예로, 최근 금리 부담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수요와 맞물려 향후 비슷한 형태의 증권 발행이 확대될 조짐도 보인다. 특히 자기주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상장사라면 주가 희석 방지를 전제로 교환사채를 통한 현금 확보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