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스테이킹 해지에 따른 대규모 매도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시장 흐름은 오히려 신규 스테이킹 수요가 급증하며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의 검증자 출금 대기량은 100만 ETH를 돌파해 매도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뒤따랐다. 그러나 동시에 스테이킹 진입 대기열 역시 급증하면서, 시장 전반의 안정성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데이터 플랫폼 벨리데이터큐(ValidatorQueue)에 따르면, 스테이킹 신규 진입 대기량은 8월 31일 기준 약 78만 7,000 ETH에 달했다. 이는 약 34억 달러(약 4조 7,260억 원)에 해당하며,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수치는 지난 2개월 간 이더리움 가격이 2배 가까이 상승한 상황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단순한 차익 실현보다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 신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파이(DeFi) 분석가 이그나스(Ignas)는 "이더리움 매도세는 주로 소액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고래들과 기관은 반대로 매집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더리움의 ETF 유입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 운용사와 기관 고래들이 비트코인(BTC)에서 이더리움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실물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약한 손에서 강한 손으로의 자금 이동’이라는 점에서 향후 랠리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물량은 약 3,570만 ETH이며, 시가로는 1,570억 달러(약 218조 2,300억 원) 규모다.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30%에 해당하고,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핵심지표로 간주된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출금 요청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대규모 매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시장 전문가 윌 우(Will Woo)는 자산 간 순환 투자 흐름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고, 반에크 CEO 얀 반 에크(Jan van Eck)는 최근 이더리움을 ‘월스트리트 토큰’이라 명명하며 전통 금융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기관이 안정된 스테이블코인 전송을 원활히 처리하려면 이더리움 인프라를 반드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콘센시스(Consensys) 창립자 조셉 루빈(Joseph Lubin)은 “이더리움은 월스트리트의 탈중앙화 기반을 위한 필수 자산으로, 지금의 가치에서 100배 이상 상승할 잠재력을 지닌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아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통화 기반(Monetary Base)에서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다만 현재 현물 시장에서의 움직임은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1.4% 하락한 4,380달러(약 608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일주일 전 고점인 4,950달러(약 687만 원) 대비 12%가량 조정된 상태다. 그러나 일부 트레이더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확장되는 흐름과 이더리움 가격 움직임이 일치하고 있다”며 여전히 강세장을 전망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축적 국면(accumulation phase)을 향후 대규모 상승 전 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놓치면 6,000달러(약 834만 원) 이상에서 다시 매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ETH의 스테이킹·언스테이킹 흐름은 매도 공포보다는 장기 투자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