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美서 1조8천억 원 수주…글로벌 입지 재확인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로부터 약 1조8천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면서, 글로벌 바이오 생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 공시를 통해 미국 소재의 제약사와 총 12억9천464만 달러(한화 약 1조8천1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에 포함된 회사명과 제품명은 보안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체 거래 규모로 볼 때 이는 창립 이후 두 번째로 큰 빅딜로 평가된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유럽 제약사와 약 2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수주는 최근 미국 내 생물의약품 생산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관세 정책과 외국계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 우려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신증권은 1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계약이 미국 내 생산시설 부재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미국은 의약품의 자국 생산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계약은 그간의 정책 리스크를 넘어선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항체약물복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s) 생산시설과 제5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연내 추가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ADC는 항체와 화학항암제를 결합한 차세대 항암제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주는 향후 제6공장 착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미국에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 개정 논의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우호적인 흐름을 형성해주고 있다. 해당 법안은 구체적으로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지만, 구조상 중국 군사기업 등과 연관된 바이오 기업들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 속에 공급망을 아시아 우방국에 재편하려는 미국 쪽 전략에 맞춰, 한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혜 기업으로 부각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배경을 종합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하고, 6개월 목표주가를 130만 원으로 제시했다. 향후에도 굵직한 글로벌 수주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의 성장성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격적인 생산설비 투자와 해외 영업 전략이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도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