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55조’ 워너브러더스 인수 추진…미디어 빅뱅 오나

| 연합뉴스

최근 할리우드에서 대형 인수합병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면서, 미국 미디어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영화·방송 대기업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투자은행들과 손잡고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의 인수를 위한 현금 중심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워너브러더스 측은 공식 인수제안을 받은 바 없으며, 협상은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시도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워너브러더스의 핵심 자산, 특히 스트리밍 부문에 군침을 흘리는 상황에서 ‘선제적 방어’에 나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아마존과 애플 등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방송·영상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경쟁 심화에 대비하려는 모습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워너브러더스는 HBO 맥스, CNN, TNT 등 다수의 인기 채널과 콘텐츠 자산을 보유한 거대 미디어 그룹으로, 시가총액만 약 400억 달러(약 55조 6천억 원)에 이르며 이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이러한 규모 차이로 인해 실제 인수가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지난 7월 스카이댄스 미디어가 파라마운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병되면서 설립된 회사다. 이 거래는 미국 정부의 규제 심사를 통과한 뒤 확정됐으며, 스카이댄스의 창업자 데이비드 엘리슨이 새 회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고 있다. 데이비드 엘리슨은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로, 막강한 자금력과 개인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다.

이날 인수설이 전해지자 뉴욕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워너브러더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28.95% 급등했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역시 15.55%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시장은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미디어 산업 전반의 재편을 가속화할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내 콘텐츠 경쟁력이 미디어기업 간 통합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스트리밍 시장 포화와 광고 수익 둔화 속에서, 제작력과 플랫폼을 동시에 갖춘 대형 종합 미디어 기업이 살아남는 구조가 뚜렷해진 만큼, 향후 추가적인 빅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