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중국 충칭시와 우호협력 협약을 체결하며, 중서부 중국과의 지방정부 간 교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경기도가 중국의 중앙정부 직할시 중 텐진에 이어 두 번째로 맺는 공식 협력 관계로, 앞으로 양 지역 간 경제·기술·문화 분야 전반에 걸쳐 교류가 확대될 전망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25년 9월 23일 중국 충칭시 우두호텔에서 후헝화 충칭시장과 만나 우호협력 협약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경제 통상, 과학기술, 도시개발, 노인복지, 보건의료, 관광 등 10여 개 분야에서 공동 협력을 추진하고, 대표단 교류·서한 전달·국제행사 참여 등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충칭시는 중국에서 네 개뿐인 직할시 중 하나이며, 인구 약 3천200만명에 이르는 대도시다. 전체 면적은 약 8만2천㎢로, 이는 남한 면적의 80%에 달한다. 지역총생산(GRDP)은 약 4천477억 달러(한화 약 623조 원)에 이르며, 이는 경기도의 594조 원을 앞서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신에너지차, 로봇, 바이오, 스마트제조 등 첨단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어, 산업 구조가 경기도와 유사하거나 보완 관계를 형성할 여지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는 이미 2017년 충칭에 한국 지방정부 최초로 비즈니스센터(GBC)를 설립한 바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협력 인프라를 지속 확대해왔다. 이번 협약은 그 연장선상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제도화한 것이다. 김 지사는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교차협력을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양측은 충칭 량장지구와 판교 등 6개 AI 클러스터 간 기업 진출 및 교차 투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약 체결과 함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충칭시 상무위원회와 함께 한중경제우호협력센터를 설립해, 단순한 기업 간 교류를 넘어 지역 주민, 청년, 공공기관 간 협력까지 아우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충칭시 량장신구관리위원회와는 AI, 바이오, 청년인재 채용 분야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합의해, 실질적 성과 도출을 위한 채널 확보에도 나섰다.
이번 경기도와 충칭시의 협력은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한중 관계 속에서도 의미 있는 지방 차원의 외교적 행보로 평가된다. 향후 양측 간 경제적 연계가 심화됨에 따라, 한국 지방정부와 중국 내륙 주요 도시 간 협력 모델이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외 경제 전략 다변화 차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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