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금융사 시티그룹이 중국 내 기술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고, 일부 기술직 일자리를 인도로 이전했다. 이는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9월 25일(현지시간), 시티그룹이 중국에서 철수한 기술 관련 일자리 약 1천 개를 인도에 있는 '시티솔루션센터'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 센터는 통상 '글로벌역량센터(Global Capability Center)'로 불리며, 시티그룹의 글로벌 IT·리스크 관리 지원을 담당하는 핵심 운영 조직이다.
시티그룹은 앞서 지난 6월 중국 내 기술 인력 약 3천5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몇 개월 동안 해당 인력 조정이 단계적으로 진행됐으며, 이번에 인도로 이전된 1천여 개의 일자리는 그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현재 인도 내 시티그룹의 시티솔루션센터에는 약 3만 3천 명의 인력이 근무 중으로, 이번 확장이 그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는 최근 미국 내부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최근 전문직 외국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H-1B 비자의 수수료를 10만 달러 수준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사들은 미국 내 인재 채용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인도 등 해외 지원 조직의 역할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실제로 인도 내 글로벌역량센터는 소프트웨어 개발, 주식·채권 거래 지원, 리스크 모니터링, 법적 적합성 검토 등 본사 기능을 일부 대행하고 있다.
이번 인력 이전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글로벌 각지에 분산된 업무를 보다 전략적으로 통합·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미중 간 긴장 고조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국가로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시티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은행들이 인도 등 비용 효율성과 기술 역량을 갖춘 국가로의 인력 이동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산업의 조직 운영 방식이 점차 탈중심화되고, 특정 지역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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