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금융 자회사 상장 재개…일본 첫 '부분 스핀오프' 사례

| 연합뉴스

일본 소니그룹이 금융 자회사인 소니파이낸셜그룹을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재상장하면서, 기업 구조 조정과 사업 집중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에 나섰다. 이는 일본 내에서 새롭게 도입된 세제 혜택 기반의 분할 제도를 처음 활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소니파이낸셜그룹은 2020년 8월 상장 폐지되며 소니그룹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증시에 등장했다. 이번 재상장을 통해 소니그룹은 해당 자회사 지분을 20% 미만으로 줄이고, 나머지 약 80% 이상은 자사 주주에게 할당했다. 지분 일부를 유지하면서도 독립 경영을 가능케 한 이 방식은 모회사인 소니그룹과 자회사 모두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적용된 ‘부분 스핀오프’ 제도는 일본 정부가 2023년에 인정한 새로운 기업 분할 방식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실질적으로 과세 없이 자회사를 분리할 수 있다. 소니의 케이스는 이 제도가 실제로 사용된 첫 번째 사례로,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에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니그룹이 금융 부문보다는 게임,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2024회계연도 소니의 전체 매출에서 이들 콘텐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이는 그룹의 핵심 역량을 보다 집중화하고, 비주력 사업은 독립된 경영 요소로 전환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날 소니파이낸셜그룹은 주당 173.8엔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1조2천400억엔(한화 약 11조7천억원) 수준으로 기록됐다. 이는 금융업 자회사로서의 독자적인 가치가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 대기업들이 비효율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경쟁력이 높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강화해가는 경향과 맞물려 있다. 앞으로도 ‘부분 스핀오프’ 제도를 활용한 금융·비금융 부문의 재편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