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법인 지분 15% 매각… 1조8천억 원 현금 유입 노린다

| 연합뉴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자사의 법인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현지 기업공개(IPO)에 본격 나섰다. 이번 결정은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매각 대금 전액이 LG전자 본사로 유입된다.

LG전자는 2025년 9월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인도법인 지분 15%를 구주 매출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회사 성장과 현지 법인의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본사의 자본 재조달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인도법인 주식 1억181만5천859주가 매각 대상이며, 최종 매각 금액과 처분일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의 허가 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IPO는 기존 주식을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으로, LG전자 인도법인이 새로 주식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에 따라 인도 현지에서 조달되는 자금은 인도 법인이 아닌 LG전자 본사의 몫이 된다. 현지 언론은 이번 공모 규모가 약 1천150억 루피, 한화로는 약 1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이 인도 시장에서 현금 유입을 노리고 직접 주식 매각에 나서는 드문 사례 중 하나다.

LG전자는 2024년 12월 상장 예비심사 서류를 제출하며 IPO 준비에 돌입했고, 2025년 3월 SEBI로부터 예비승인을 받은 상태다. 다만, 당초 상반기 중 상장 절차가 완료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일정은 한 차례 연기됐다. 이번 이사회 의결을 통해 상장 작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인도 시장 진출은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됐고, 현지에서 생활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뿌리내리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왔다. 이러한 현지 법인의 공개 상장은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재무적 투명성을 높이고, 글로벌 투자자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자회사 가치 실현과 자금 조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구주 매출 방식 IPO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인도처럼 중산층 성장과 소비시장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는 신흥국에서는 이 같은 접근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