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천억 원 규모의 신규 벤처펀드 조성에 나서면서, 지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성장 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투자자본의 지역 유입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부산시는 10월 1일, 총 2천17억 원 규모의 ‘부산 혁신 스케일업 벤처펀드’ 출자사업을 공식 발표했다. 이 펀드는 부산시와 한국모태펀드, 부산은행, 기업은행이 공동으로 출자한 1천11억 원 규모의 모펀드를 기반으로 하며,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6개 조합의 자펀드를 구성해 총 펀드 규모를 약 2천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단순 초기 창업 기업 지원을 넘어서, 성장 단계에 진입한 지역 스타트업들의 외연 확장(기업의 사업 범위 및 시장 확대)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1천억 원 이상의 대형 자펀드를 조성하고, 수도권에 본사를 둔 투자사들도 부산 지역 기업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자펀드는 특정 분야에 맞춰 편성된다.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위한 펀드에는 70억 원이 투입돼 총 100억 원 이상 규모로 꾸려지고, 스마트 첨단제조 분야는 100억 원 출자로 167억 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한다. 벤처캐피털 중심 펀드는 총 750억 원을 바탕으로 1천750억 원 이상을 유치하며, 이 가운데 450억 원 이상은 직접적으로 부산 지역 기업에 투자될 방침이다.
운용사 선정 기준도 지역 중심으로 설계됐다. 운영사 중 부산에 기반을 둔 곳이나 지역 기업 투자 비중을 높인 곳, 모태펀드 출자 요구 비율이 낮은 곳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펀드 운용사 모집은 이달 말인 10월 29일까지 진행된다.
부산시는 이번 조성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모펀드를 확대하는 한편,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을 통해 유망 기업을 사전 발굴해 펀드와 연계하겠다는 구체적인 전략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지역 내 고성장 기업 육성 환경을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수도권에 편중된 벤처 투자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완화하고, 지역 기업이 지역 투자자본을 토대로 스케일업(성장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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