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식료품도 '가성비 전쟁' 참전…5달러 브랜드 출시

| 연합뉴스

아마존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새로운 자체 식료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저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구조를 활용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정조준한 셈이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0월 1일, 아마존은 ‘아마존 그로서리’라는 이름의 신규 식료품 브랜드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와 해피 벨리(Happy Belly) 두 브랜드를 통합한 것으로, 유제품과 신선 농산물, 육류 등 일상적인 소비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5달러 미만으로 책정됐다는 점이다. 해당 상품은 온라인을 포함해 아마존 프레시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번 브랜드 출시는 아마존 식료품 전략의 전환기를 상징한다. 최근 아마존은 수익성이 낮은 유통 채널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는 영국 내 무인 점포 '고(GO)'와 슈퍼마켓 '프레시(Fresh)' 일부 매장 폐쇄를 결정했다. 동시에 미국 내에서는 신선 식품의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e커머스 기반을 강화했다. 새 브랜드는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식료품 부문을 총괄하는 제이슨 뷰첼 책임자는 아마존이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이 품질이나 맛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예산을 아낄 수 있는 식료품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치솟는 생활물가 속에서 ‘저렴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식료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저소득 및 중산층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사실 아마존의 저가 브랜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9월, ‘아마존 세이버(Amazon Saver)’라는 유사 콘셉트의 브랜드를 시험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도 ‘가치 소비(value consumption)’를 내세우며 가격 대비 품질을 강조했지만, 범용성을 가진 통합 브랜드로의 확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내부 실험 단계를 넘어서 본격 상용화에 돌입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소매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원가 절감과 배송 효율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식료품 업체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겠지만, 중소 유통업체 입장에선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