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2달 만에 5,800조 폭등…비트코인($BTC) 시총 위협

| 손정환 기자

2025년 들어 금값이 폭등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금 투자 옹호자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금값이 불과 두 달 사이에 4조 2,000억 달러(약 5,838조 원)나 상승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금은 연초 대비 이미 54% 상승하며 비트코인(BTC)은 물론 전통 주식시장보다도 뛰어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일부 분석가들이 하반기에는 비트코인이 금을 앞지를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재까지는 전통 자산인 ‘황금’이 디지털 자산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금 시장이 1979년 이후 최고의 해를 맞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79년 금값은 이란 혁명과 인플레이션, 에너지 위기 등 여러 악재 속에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이후 금 가격은 1980년 850달러에 도달한 후 수십 년을 횡보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급등했다. 이번 랠리는 그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시장의 상승 배경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정,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그리고 미국 달러의 약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Ken Griffin)은 “이번 금 투자 열풍은 ‘화폐가치 붕괴’에 따른 반응”이라며 현재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피터 시프는 2015년 금값이 5,000달러에 이를 것이라 한 발언을 두고 CNBC에서 조롱한 영상을 다시 언급하며 “이제야 내 말이 통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100만 달러짜리 비트코인을 외쳐도 비웃지 않지만, 금값 예측에는 여전히 보수적”이라며 다시 한번 금 우위론을 펼쳤다.

시프는 최근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결국 금에 의해 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실제로 금은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디지털 자산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금값 상승은 암호화폐 시장이 얼마나 외부 변수에 취약한지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이 실제 금만큼의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