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올해 3분기에 역대급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반기의 대규모 해킹 사태 여파가 기업 실적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는지 보여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고객 보상과 과징금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가 이번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 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주요 증권사 14곳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3조 9천405억 원, 영업이익은 392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13% 줄고, 영업이익은 90%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2천802억 원 흑자에서 706억 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는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고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대규모 보상책을 시행했다. 특히 7월에는 가입자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면제하면서 가입자 이탈 현상이 벌어졌고, 8월에는 통신 요금을 절반 감면하는 등 큰 폭의 비용 지출이 이어졌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된 1천348억 원의 과징금도 수익성 악화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반영됐던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 관련 비용 일부가 환입(기존 지출로 잡은 금액이 실제로는 필요 없다고 판단돼 회수)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사이버 사고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이번 분기를 마지막으로 반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로 인해 4분기부터는 매출과 이익 모두 정상화돼 안정적인 실적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단일 사이버 공격이 기업의 재무구조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정보보안 투자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통신사업자 실적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위기 대응 능력이 기업 신뢰 회복과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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