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심리, 10월에도 하락…셧다운 장기화 우려 확산

|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10월 들어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된 경기 흐름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미국 미시간대학교가 10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55.0으로 집계되어, 9월보다 0.1포인트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경기 전망, 개인 재무 상태, 구매 의향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지수화한 것으로, 경기 동향의 선행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올해 들어 이 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대유럽 관세 정책 여파 등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다만 6~7월 무역협상 진전 움직임에 힘입어 일시 반등했으나, 8월부터는 다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줄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시간대 측은 이번 조사에서 당장 1년 뒤 개인의 재무 상황이나 사업 여건에 대한 기대는 개선됐으나, 향후 내구재(자동차·가전 등 가격이 크고 수명이 긴 제품) 구매 적절성이라든가, 개인의 장기적 재무 전망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즉, 일부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소비자 심리는 여전히 부정적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밝혀진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을 보면, 소비자가 예상하는 1년 후 물가상승률은 4.6%로 전달보다 소폭 낮아졌고, 5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7%로 전달과 동일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여전히 높은 인플레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소비자 심리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가계의 정책 신뢰도 저하나 소비 지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용, 소비, 물가 등 실물 지표에 따라 다시 반등하거나 더 큰 낙폭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대외 경제 여건이 소비 심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가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