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기업 엑스(옛 트위터)가 전직 최고경영자 등 고위 임원 4명이 제기한 약 2천억 원 규모의 퇴직금 소송에 대해 합의하면서, 인수 이후 이어진 법적 분쟁 중 하나가 일단락됐다.
엑스는 최근 파라그 아그라왈 전 최고경영자(CEO)와 네드 시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한 전직 임원 4명과의 소송에서 합의했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이 10월 11일 보도했다. 이들은 일론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부당 해고됐으며, 그에 따라 약속된 퇴직금 1억2천800만 달러(한화 약 1천800억 원 상당)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합의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된 문서를 통해 처음 공개됐지만, 정확한 합의 조건이나 지급 방식 등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법원이 소송 관련 절차 일정을 연기하면서 양측은 합의를 위한 시간을 확보했고, 최종적으로 법정 공방 없이 사태를 정리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의 발단은 2022년 머스크가 트위터를 약 44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인수 후 머스크는 고위 인사들을 대거 해고했고, 이 중 일부는 자신에게 부당한 비위 혐의가 씌워졌으며, 퇴직금뿐 아니라 연봉과 주식 보상 등도 정당히 받지 못했다고 항의했다. 반면 머스크 측은 이들이 성과 부진 등 정당한 사유로 해고됐으며,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해 왔다.
엑스는 앞서 지난 8월에도 대규모 정리해고 과정에서 퇴직금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제기한 별도의 소송에서 약 5억 달러(약 7천억 원) 상당의 금액을 두고 합의한 바 있다. 이처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회사 내부에서 계속된 인력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법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머스크가 추진한 급진적인 경영쇄신이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에는 기여했을지라도, 법적 분쟁과 평판 리스크를 남긴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자와 시장의 반응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사한 사례들이 추가로 제기될 경우, 엑스의 운영 비용뿐 아니라 경영 안정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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