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허전쟁 전초기지로 부상…中 출원 15% 급증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외 특허 출원에서 한국 국적자의 활동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국적 출원인의 국내 특허 출원이 큰 폭으로 늘며, 변화하는 국제 시장 환경 속에서 한국이 기술 특허의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흐름이 확인됐다.

지식재산처는 2025년 상반기 기준 한국 국적 내국인의 국내 특허 출원 건수가 8만 3,8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국내 특허 출원은 10만 9,32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이는 연구개발(R&D) 투자 증가, 주요 산업군의 기술 경쟁 심화와 같은 국내 산업 생태계의 전반적인 활력도를 반영하는 수치로 풀이된다.

해외 출원에서도 한국인의 활동은 두드러졌다. 한국인 출원인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5개 선진국 지식재산청(IP5)에 총 12만 7,247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이 중 미국 출원이 2만 1,465건으로 전체 해외 출원의 거의 절반(49.5%)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일본에 대한 출원은 18.2%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기술력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 국적 출원인의 국내 특허 출원이 15.3% 증가하며 3,021건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 내수시장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외부 요인과 연계해 해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기술 확보와 시장 진출의 전략적 전진 기지로 한국 특허시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는 국내 산업 보호와 기술 주권 논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별로 보면,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을 포함한 정보문화기술(ICT) 분야의 특허 출원이 1만 4,089건으로 13.5% 증가했다. 또한, 이차전지 분야 출원도 5,672건으로 5.4% 증가했으며, 해당 출원은 LG, 삼성, SK 등 대형 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는 한국이 기술 기반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쟁국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고도화된 기술력 경쟁이 이어지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기술 개발 및 지식재산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정부와 민간의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이 강화되고,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특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