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면서,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의 선제적 국산화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GM의 위험 부담이 높은 투자 결정이, 최근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지난 10월 9일 희토류 자석 수출과 관련된 새로운 통제 조치를 발표하며, 단지 자국 내 생산물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에서 중국산 광물을 활용해 제조되는 제품까지 규제 적용 대상을 넓혔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핵심 국가로,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진행해온 공급망 다변화의 성과 여부가 시험대 위에 올랐다. GM은 이미 2021년에 미국 내 희토류 자석 생산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도시 봉쇄와 생산 차질을 경험한 후, GM은 자국 내 조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GM은 미국 최대 희토류 채굴업체인 MP머티리얼스와 공급 계약을 맺었고, 독일 자석 제조 업체 VAC와는 북미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 특히 VAC는 자사의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GM에 자석을 공급할 예정이며, 이 공장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또한 GM은 2025년부터 MP머티리얼스가 자체 생산하는 자석의 상당 부분을 우선 공급받게 되는 구조다.
이와 별도로 GM은 지난 8월 텍사스에 본사를 둔 자석 제조업체 노베온과도 추가 공급 계약을 맺으며, 희토류 자석 확보 경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자국 내 공급망 강화 차원에서 이들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왔고, 특히 국방부는 MP머티리얼스에 약 4억 달러를 직접 투자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이처럼 GM이 전개한 공격적인 소재 자립 전략은 초기에는 비용과 기술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위험한 도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수출 규제 현실화로 인해, 이 투자가 오히려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유효한 수단으로 평가되면서 GM은 업계 내에서 한 발 앞선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친환경차 시장 확대와 맞물려 희토류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소재 전략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국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글로벌 제조업체 간 희소자원 확보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