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양적긴축 종료 시점 근접' 첫 언급…통화정책 전환 신호

| 김민준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수개월 내로 양적긴축(QT)의 종료 시점이 도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연준이 시행해온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 중요한 전환점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준비금이 우리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기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경우, 대차대조표 축소를 멈출 계획이라는 점을 오래전부터 밝혀왔다”며 “지금 우리는 그 시점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다 넓은 지표들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 뒤 정책 결정을 내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등 자산을 매각하거나 만기 도래 후 재투자하지 않고 만기정리를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는 경기부양을 위해 자산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의 정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보유자산을 줄이기 위해 2022년 6월 QT를 재개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중요한 정책 방향 변경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2018~2019년에도 연준이 유사한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섰다가 주식 시장의 급격한 조정과 자산가격 안정화 실패를 경험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이번에는 더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향후 채권시장에 안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장기금리 하향 압력을 통해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시점 조정은 통화정책의 중요한 축을 구성한다. 특히 기준금리 동결 혹은 인하 논의와 맞물릴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당장 주요 금융시장과 투자기관들은 연준 내부의 정확한 QT 종료 시점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그 신호탄으로 해석되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를 선제적으로 조율하는 장치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