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유가·정제마진 덕에 3분기 흑자 전환… ESS 전략 본격화

|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사업의 수익성 회복과 에너지 계열사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 다변화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0월 31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5천73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4천233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선 수치로, 시장 전망치였던 3천797억 원을 50% 넘는 수준으로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조5천3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943억 원으로 적자폭이 줄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유가의 회복세와 정제마진 확대로 인해 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7천705억 원 증가하면서 석유 부문은 3천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NG 발전소 운영으로 계절적 수요가 증가한 SK이노베이션 E&S는 2조5천278억 원의 매출과 2천55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반면 배터리 부문은 여전히 구조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1조8천79억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1천24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다만 SK온 법인 기준으로는 179억 원의 흑자를 기록해 2분기 연속 소폭 이익을 이어갔다. 미국 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최대 6.2GWh의 우선 협상권도 확보한 상황이다.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하고, 북미 현지 운영체계 다변화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화학 부문은 2조4천152억 원 매출에도 불구하고 368억 원의 손실을 냈고, 소재 부문 역시 501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비해 윤활유 부문은 영업이익 1천706억 원을 거둬 꾸준한 수익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액침 냉각 기술을 바탕으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전략적 재편이 내달 1일 합병법인 출범과 함께 본격화될 전망이다.

향후에는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OPEC+ 감산 기조가 지속될 경우 정제마진이 일정 수준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설비 투자 부담 등으로 배터리 사업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ESS 중심의 수익성 방어와 더불어 작업 효율화 및 투자집행 최소화를 통해 투자자본수익률 극대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성 중심의 전략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중장기적으로 체질 개선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강화해 나가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