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홈플러스 인수전 공식 참여…2조8천억원 투자 예고

| 연합뉴스

국내 인공지능 기반 유통업체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절차에 공식 참여하면서, 유통업계의 구조조정 논의에 새 국면이 열렸다. 재무 위기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 중이며, 한 중소 정보기술 기업이 정식으로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월 2일부터 31일 오후 3시까지 인수 의향서를 접수했고, 마감 시한을 맞춰 하렉스인포텍이라는 업체가 공식적으로 참여했다. 하렉스인포텍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유통 직거래 플랫폼을 개발해온 곳으로, 대표적인 대형마트 체인에 신기술을 접목해 사업재건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2000년 설립됐으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는 없지만, 이번 인수를 위해 미국에서 약 20억 달러(약 2조8천억 원)의 투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자금 조달 계획도 함께 제출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인수되면 기존 유통망에 ‘AI 에이전트’ 기반의 직거래 경제 모델을 도입해 서비스 혁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플랫폼은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연결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하렉스인포텍은 이러한 모델을 통해 홈플러스를 경제 회복의 글로벌 사례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당장 다음 달 3일부터 21일까지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예비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26일에 최종 입찰서를 받을 계획이다. 다만 인수 의향서 제출 기한이 종료됐더라도 회사와 매각 주관사의 판단에 따라 추가 접수는 가능하다고 밝혀, 추후 다른 업체들도 참여할 여지는 열려 있다. 지금까지 농협, 쿠팡, GS리테일,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인수 후보로 언급됐지만, 관련 업체들은 이를 공식 부인한 바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회생 계획안 제출 시점을 네 차례 연장 받아 12월 10일까지 유예된 상황이다. 유동성 위기가 장기화되며 납품 대금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주요 거래처가 계약 조건을 강화하면서 상품 구성 축소와 함께 매출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아직 임금 체불은 없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급여 지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보도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될 경우, 해당 점포에 생계를 의존하는 지역 상인과 농축수산물 납품업자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마트 노동조합은 청산 반대 행동을 이어가며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홈플러스 매각이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유통산업 혁신과 지역경제 영향까지 아우르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