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대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실적을 크게 늘리며,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호황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만으로 영업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업체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2025년 11월 14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9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73조2천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9조7천992억 원)와 비교해 13조4천55억 원 늘어난 수치로, 증가율은 22.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총매출은 831조1천613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12조1천661억 원, SK하이닉스는 11조3천8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상위권을 나란히 차지했다. 양사의 이익 증가폭은 각각 전년 대비 32.5%, 61.9%에 이르며, 단 두 기업만으로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중 약 54.7%에 해당하는 7조3천361억 원을 기여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 외의 주요 기업들은 에너지, 자동차, 금융 부문에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한국전력공사(5조6천519억 원), 현대자동차(2조5천373억 원), 기아(1조4천623억 원), 한화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도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SDI는 5천913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롯데케미칼, 하이브 등도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기업으로는 기아와 해운기업 HMM이 꼽혔다.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1조4천190억 원, HMM은 1조1천646억 원의 영업이익이 줄어 각각 49.2%, 7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물류 환경 변화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업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보였고, 조선·기계·설비, 제약, 에너지 업종 역시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흐름은 2026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에너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주요 기업의 체질 개선과 비용 절감 전략 또한 실적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금리 상황과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일부 업종은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예의 주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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