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C커머스' 폭풍 전개…국내 유통시장 충격 예고

| 연합뉴스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설립한 합작법인이 연말 쇼핑 대목을 맞아 대규모 판촉 행사에 나서면서 국내 유통시장에 본격적인 진입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이른바 ‘C커머스’(중국 기반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 경쟁 심화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그랜드오푸스홀딩’이라는 이름의 합작법인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사회에는 신세계 측 정용진 회장이 의장을 맡고, 알리바바 측 주요 인물 세 명이 합류해 사실상 중국 측 주도 하에 운영되는 구도로 마련됐다. 자회사로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포함돼 있으며, 각각 대규모 할인 행사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마켓은 11일간 ‘빅스마일데이’ 기간 동안 550억 원에 달하는 할인 쿠폰을 제공했고, 알리익스프레스도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광군제 세일을 통해 국내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냈다.

업계에서는 중국계 플랫폼이 국내 전통 유통 강자인 신세계의 브랜드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시장 침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대거 진출할 경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은 한층 더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국내 제조업체 및 중소 판매업체의 설 자리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또 다른 중국계 플랫폼 테무가 국내 전자상거래 이용자 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에 대응해 국내 대형 플랫폼들 역시 방어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내년까지 자사 물류 인프라에 약 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배송 효율화와 상품 다양성을 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도 최근 오픈마켓 플랫폼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출범시키고, 신선식품 유통 강자인 컬리와 협업해 ‘컬리N마트’를 론칭하는 등 이커머스 확대 전략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신세계가 중국 업체와 손잡은 것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위조 상품이나 품질 논란, 심지어 인체 유해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실시한 '소비자 눈높이 평가'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최하위 점수를 기록해,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외국 업체로의 데이터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기업 신뢰도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계 플랫폼의 확장은 선택지를 넓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국내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소비자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유통업계는 앞으로도 신세계-알리바바 JV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각종 전략 대응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