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비·고용 지표 둔화와 연준 베이지북의 보수적 평가가 맞물리며 ‘12월 금리인하’ 기대가 재부상했고, 유럽의 자산가격 리스크, 일본의 엔화 변동성, 중국의 재정 확대 등 지역별 변수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부담, 공급망 분절화 우려 등 구조적 위험 요인도 겹치며 글로벌 리스크 프리미엄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 미국: 소비 둔화·고용 유지 속 금리인하 기대 강화
국제금융센터 자료에 따르면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미국 소비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소득층 소비만 견조한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관세 부담과 비용 압력을 언급했지만 대규모 해고보다는 신규 채용 축소·자연 감소로 대응 중이며, 제조업은 일부 낙관 기조가 유지됐다. 내구재 수주는 전월비 +0.5% 증가해 둔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예상치(0.3%)를 상회했고, 핵심 투자 지표인 비국방자본재(항공기 제외) 수주도 두 달 연속 +0.9% 증가하며 기업 투자 수요가 유지된 모습이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21.6만 건으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고용 기반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은 실물 지표가 혼재되어 있음에도 FOMC의 12월 금리인하 전망이 약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으며, 실제로 이날 미국 S&P500은 +0.69% 상승해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달러지수는 –0.09% 약세를 보였고 10년물 국채금리는 3.99%로 약보합을 나타냈다.
■ 유럽: 자산가격 급등에 금융 리스크 확대
ECB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자산가격 급등으로 역내 금융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안정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책 방향의 급격한 전환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유럽 Stoxx600 지수는 +1.09% 상승했지만 실물 지표 모멘텀은 여전히 약한 상태다. 영국은 ’29~’30 회계연도까지 연간 260억 파운드 증세 계획을 제시하며 재정 기반 강화를 시도했으나, 시장은 장기적 재정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 일본: 엔화 변동성 확대…정부 개입 가능성 경계
엔화는 전일 대비 0.27% 절하되며 변동성을 이어갔다. 일본 정부는 11월 보고서에서 경기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으나, 물가 상승 지속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일부 전직 일본은행 관계자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고, 정부는 무질서한 환율 변동 시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닛케이225는 +1.85% 상승하며 위험자산 선호에 동조했다.
■ 중국: 국채 발행 확대·투자 감소…정책 조정 국면
중국은 경기 활성화와 지방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연말 국채 발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인용한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고정자산 투자 감소는 시진핑 정부의 ‘반내권(反內卷)’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편 위안화는 달러 대비 0.12% 절상되며 연초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글로벌 위험요인: AI 투자 사이클·공급망 분절화
AI 산업에 대한 과열 논란도 시장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요약한 FT 분석에 따르면 AI 공급망 핵심 기업인 TSMC·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이 ‘사이클 정점의 과잉 주문’인지 여부가 글로벌 기술주 흐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기업의 AI 도입은 기대보다 더디며, 경기 불확실성·고용 불안·생산성 혁신 약화 등이 지연 요인으로 꼽혔다. 미·중 기술 대립 확대로 공급망 구조 분리 속도도 빨라지고 있어 중기적 구조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 시장 지표: 위험선호 강화됐지만 변동성 여전
VIX는 18.56에서 17.19로 –7.38% 하락해 위험회피 정서가 일부 완화됐다. 한국 CDS는 23bp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 국제유가는 단기 공급 증가로 하방 압력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한적 수급 변화가 반영되며 2028년 이후 재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 종합 평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 완화 기대’와 ‘중기 구조 리스크’가 충돌하는 전형적 변곡점에 놓여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와 기술주 반등이 단기 위험선호를 지지하는 반면, 일본 통화정책 변수·AI 산업 신용 리스크·중국의 정책 조정·글로벌 공급망 분절화 등은 불확실성을 자극한다. 향후 12월 FOMC와 연말 소비 지표가 글로벌 자산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이벤트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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