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곳이 정부가 설정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모두 초과 달성했다. 금융당국의 정책 유도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이 서민과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에 대한 대출 확대를 적극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가 11월 28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주요 인터넷은행들은 2025년 3분기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각각 32.9%, 33.1%, 35.2%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올초 금융당국이 권고한 ‘평균 잔액 기준 30% 이상’이라는 목표치를 모두 웃돈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까지는 잔액 비중만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올해부터는 대출 신규 취급액에서도 동일한 30% 이상 기준을 마련해 평가 범위를 넓혔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더라도 세 은행 모두 목표 비율을 상회했다.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는 35.4%, 케이뱅크는 33.9%, 토스뱅크는 43.7%를 기록하며, 특히 토스뱅크는 40%를 넘을 정도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금융당국이 이런 방식으로 기준을 정한 배경에는, 단순히 기존 고객 잔액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새로운 중·저신용자에게 돈이 흘러가고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각 은행이 밝힌 공급 실적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 대상 대출 잔액이 4조9천억원에 달했고, 2017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누적 대출 공급액이 15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역시 같은 기간 신규 공급액이 3천338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약 20% 늘었다. 누적 공급 규모는 8조330억원으로 추산됐다.
토스뱅크는 분기별 잔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비스 출범 이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누적 대출 규모가 9조5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비교적 최근에 출범한 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빠른 확장세를 보여주는 수치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통상 신용평가사(KCB) 기준 신용점수 하위 50%에 해당하는 차주에게 실행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서민금융 대출 가운데, 보증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의 정책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지점이 없어 비용 구조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는 만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평가되는 중·저신용층 대출을 확대하는 데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들 은행이 서민과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의 연체율이나 부실 비중이 높아질 경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출 확대와 건전성 관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으로도 금융당국은 이들 인터넷은행의 공급 수준과 함께, 이자율과 실제 상환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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