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산업 성장 급제동…지원 축소와 원자재 상승에 '이익 악화'

| 연합뉴스

내수 위축과 지속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내년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 지원 축소와 원자재 비용 상승은 전반적인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8일 블룸버그 통신과 주요 투자기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올 초까지 이어온 강한 수요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2년 가까이 전기차 산업에 유효했던 각종 보조금 정책이 축소되면서, 업계는 새로운 수요 유인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주요 변수다. 원자재 가격 불안정과 공급망 회복 지연이 맞물려,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단가 압박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업체 간 할인 경쟁이 격화되면서, 개별 업체들의 마진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이로 인해 중국 전기차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6%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도 냉담했다. 샤오펑, 리오토, 니오 등 다른 주요 업체들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놨고, 이 중 일부는 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노후 차량 교체를 촉진하기 위해 전기차 구입시 최대 2만 위안(약 402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여전히 세제 혜택도 일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이후 관련 정책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 유입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체들은 AI 기술 기반 미래형 차량 및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미래 성장동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업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신에너지차 분야의 성장률이 올해 27%였던 데 비해 내년에는 13%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 전기차 산업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던 기존 흐름에서 일정 부분 조정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글로벌 수요 확대, 정책 지원 지속 여부, 부품국산화 확대 등의 조건이 변화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