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선물·옵션 거래가 28일 전산 시스템 문제로 10시간 넘게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거래가 중단된 시점은 뉴욕증시 휴장일인 추수감사절 직후였으며,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10시 30분경에서야 핵심 시장이 정상 가동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주식, 채권, 통화, 원자재 등 거의 모든 자산 종류에 대한 선물과 옵션을 취급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다. 특히 전 세계 주요 파생상품 거래의 약 90%가 이뤄지는 ‘글로벡스(Globex)’ 플랫폼은 전산 장애 전날인 한국 시간 오전 11시 40분께 거래가 전면 중단돼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웠다.
이번 시스템 장애는 CME의 데이터센터에서 냉각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시러스원은 시카고 지역에 위치한 해당 시설에서 냉방 장비 고장으로 서버 과열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거래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CME 거래가 멈추면 단지 미국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확산된다. 국내의 경우 S&P500, 나스닥100 같은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한국 증시 개장 시간대에 CME가 제공하는 실시간 지수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되므로, 기준 정보가 사라질 경우 ETF의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 또한 금융회사들이 선물시장에서 헤지 전략을 취할 수 없게 되면서 시장조성 역할 자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는 CME가 지난 2019년 전산 문제로 3시간 거래 중단을 겪은 후 6년 만에 발생한 또 한 번의 거래 중단 사건이다. 당시에도 농산물 거래 일부가 중단돼 주목받았는데, 이번에는 그 영향력이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파생상품 거래가 소수 플랫폼에 집중돼 있는 구조적 위험을 지적하며, 백업 체계와 대체 거래소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거래소 기술 인프라의 안정성과 리스크 분산 여부가 시장 안정성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산 시스템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는 만큼, 향후 유사한 기술 장애가 반복될 경우 더욱 큰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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