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소비 지표 부진에 하락 출발…페이팔·포드 상승 주목

미국 뉴욕증시가 고용과 소비 지표 발표를 소화하며 하락세로 출발했다. 고용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소매 판매도 부진하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3대 주가지수는 하락세를 보인 채 장을 시작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6.94포인트(0.25%) 하락한 48,139.62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6.75포인트(0.54%) 내린 6,779.76에 거래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0.10포인트(0.39%) 낮아진 22,967.31을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6만4천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10만 명 안팎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10월에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 등으로 고용이 10만5천명 감소한 바 있다. 11월 실업률도 4.6%로 높아졌는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노동시장 스펙트럼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비교적 견조하다는 해석도 있다.

소비 역시 위축 조짐을 보였다. 같은 날 발표된 10월 소매 판매는 계절조정 기준 7,326억 달러로 전월과 변함없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는 약한 소비 회복을 의미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0.1% 증가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미국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별 종목들의 실적 발표나 경영 전략 변화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모습도 확인됐다. 글로벌 결제기업 페이팔은 자체 은행 설립 신청 사실을 공개하면서 금융업 확대 기대감에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하면서도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1%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로쿠 역시 모건스탠리의 투자 의견 상향 조정을 받아 주가가 1% 넘게 올랐다.

한편 유럽 주요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약세로 마감 중이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0.68% 하락 중이며, 프랑스 CAC4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각각 0.33%, 0.59% 하락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76%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약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원유 공급 관련 합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 가격은 배럴당 55.29달러로, 전일 대비 2.69% 낮아졌다.

이처럼 경기 지표들의 엇갈린 신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지표들이 금리 인하로 연결될 만큼 약세는 아니라는 평가 속에서도, 향후 성장 둔화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연준이 보다 조기에 완화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러한 방향성은 향후 수개월 간 발표될 고용·소비·물가 지표에 따라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