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19년 만에 2% 돌파…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인가

| 연합뉴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2025년 12월 19일 기준으로 한때 2.005%까지 치솟으며 19년 만에 처음으로 2% 대를 돌파했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일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정부의 재정 운용 우려와 글로벌 금리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7일에도 1.9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고,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결국 2%를 넘어섰다. 일본 국채(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는 국가 재정 상태와 중앙은행의 정책, 세계 경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번 상승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0.5% 수준’에서 ‘0.75% 수준’으로 올린 것이 직접적인 기폭제가 됐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폭으로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오른 또 다른 배경으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추진하는 적극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가 거론된다.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 재정 적자가 심화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하게 되는데, 공급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은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미국의 장기채 금리 역시 최근 오름세를 보이면서 일본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통화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는 큰 반응이 없었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한때 156.1엔까지 올랐다가 다시 155엔대로 복귀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이미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일정 부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제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해당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지만, 이미 예견된 정책 변화는 환율에 영향을 덜 미치게 된다.

같은 날 일본 주식시장은 비교적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닛케이225 지수는 오후 1시 2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1.16% 오른 49,569를 기록했다. 이는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거나, 혹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이슈로 간주된 결과일 수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와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국내외 투자자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자산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로 해석되어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다면 장기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