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따라 12월 19일 한국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는 약세장을 보였다.
이날 일본은행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1개월 만에 단행된 정책금리 인상이다. 일본 장기금리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2.020%까지 치솟아 26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한국 시장에 영향을 준 이유는 양국 간 자금 이동과 금리 차에 따른 투자매력도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옆 나라 일본의 금리가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한국 자산의 매력이 줄어들 수 있어, 채권 매도세가 나타나기 쉽다. 실제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년물 국채선물 9,988계약, 10년물 193계약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4.3bp(0.043%포인트) 오른 연 3.010%를 기록했다. 10년물도 연 3.342%로 3.0bp 상승했고, 5년물과 2년물 역시 각각 4.4bp, 3.3bp 올라 연 3.240%와 연 2.836%로 마감됐다. 장기물 금리도 같은 흐름을 보이며 20년물은 연 3.341%로 1.9bp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8bp, 0.4bp 올라 연 3.246%, 연 3.155%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금리 인상 이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의향이 있다"며 시장 예상보다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암시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 보다 넓은 파장을 미쳤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정책 전환 강도가 예상보다 더 크다고 받아들여지며 금리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의 금리 정책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저 기조와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초저금리 정책의 전환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금리 및 외환시장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년 초 미국의 금리 방향과 맞물려, 아시아 금융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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