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 수치가 기술적 요인에 의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최근 둔화 추세를 보이던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해석에 변수를 더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월 19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11월 소비자물가 통계 일부에 통계적 왜곡이 있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데이터 수집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 때문에 일부 항목의 물가 상승률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 수집이 지연되면서, 10월 소비자물가 보고서가 발표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러한 통계상의 문제는 올해 말과 내년 초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특히 이번 기술적 요인이 CPI 상승률을 약 0.1%포인트가량 낮춰 보이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12월 중 발표될 후속 지표를 통해 왜곡 정도가 더 명확히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기술적 요소와 별도로 일부 물가 항목에서 나타난 둔화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최근의 물가 둔화 흐름이 디스인플레이션, 즉 물가상승률의 안정적 하락 추세의 연장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왔으며, 최근 발표된 CPI 수치는 향후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지난 18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1%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연준의 긴축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동시에 수치 자체에 대한 신뢰도 논란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최근 대중국 추가 관세 정책과 같은 통상조치가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번 지표로 일단락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발표될 12월 소비자물가 지표는 이번 기술적 왜곡 가능성을 감안해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연준 역시 물가 흐름을 보다 명확히 판단하고, 이에 따른 금리 정책 조정 여부를 검토하는 데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통계상 불확실성과 고무적인 물가 둔화 흐름이 공존하는 현 상황은 미 연준의 정책 결정에 있어 더욱 정교한 해석과 판단을 요구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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