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서는 엔화 가치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 환율이 157엔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이는 엔화 가치가 하루 새 약 2엔 하락한 수준으로, 최근 한 달 사이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날 유로화 대비로는 184엔대 후반까지 오르며, 엔화는 1999년 유로화가 통용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가치를 기록했다.
이번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18~1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0.5% 정도’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75% 정도’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이나, 시장에서는 이를 "완만한 인상"으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NHK 등 주요 일본 언론은 이러한 시장 반응에 대해 일본은행의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이 여전히 신중하리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즉, 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긴축의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미 금융 정보업체 스톤엑스의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이 당분간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할 경우, 엔화 약세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UBS글로벌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1년간은 오히려 엔화 강세, 즉 '엔고'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환율 흐름은 단순한 통화정책의 결과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주요국 금리전망에 따라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본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국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변화 등이 엔화 가치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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