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이 2026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회 수준으로 예상하면서, 그 이후에는 금리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미국 경제가 기존의 양호한 성장세를 어느 정도 이어가는 가운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2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주요 투자은행 10곳 중 6곳이 내년 중 연준이 0.25%포인트(bp)씩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과 도이체방크는 각각 한 차례 인하를 예상했고, 씨티와 TD뱅크는 총 0.75%포인트의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예상치에 큰 차이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최근에는 금리 동향에 대한 전망이 비교적 좁혀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처럼 투자은행들의 시각이 수렴된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었고, 세금 감면과 기업 투자 확대 등의 요인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 역시 이달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중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한 차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으며, 투자은행들과 대체로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률 전망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인용한 66개 투자기관의 예측치를 종합한 결과, 2026년 미국의 성장률 중간값은 2.0%로, 올해 추정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소비를 둘러싼 여건은 고용 부진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다소 제약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감세 법안 시행 등이 소비 여력을 일부 회복시키며 경기 둔화를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가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분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으나, 하반기에는 이러한 효과가 점차 누그러지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는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금리나 물가 전망 모두 단기적인 요인보다는 점진적인 안정 국면 진입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하보다는 점진적 조정과 조기 종료를 통해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노리는 '연착륙' 전략을 펼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와 재정정책이 서로 보완하여 미국 경제의 낙폭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문제점을 조율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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