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활발한 출자와 유상증자에 나서며 사업 확대 및 재무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엔씨소프트는 싱가포르 현지법인 주식을 1,534억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 거점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법인은 법인세율이 낮고 아시아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이 지역 법인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건기식(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콜마비앤에이치는 중국 강소성에 위치한 종속회사 ‘강소콜마미보과기’에 266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 생산기지를 강화하고 시장 확대를 노리려는 움직임이다. 한편 한화엔진도 노르웨이 자회사에 2,908억 원을 출자하면서 조선·해양 분야에서 유럽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상증자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메가터치와 대진첨단소재는 각각 164억 원, 13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투자자금은 사업 확장이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특히 대진첨단소재의 경우 광물 전문회사 광무가 주주로 참여하면서 향후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한편, 패션기업 F&F는 영국 협력업체와의 3,70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며 합의에 이르렀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해외 사업 운영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같은 날 STX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및 자율구조조정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오랜 기간 경영난에 시달려온 STX는 이번 조치를 통해 채무조정과 기업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각 기업이 유상증자와 해외 출자 등의 선택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는 배경에는 고금리·경기둔화 상황에서도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이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거나 핵심 기술력 강화를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 공급망 재편과 경기 반등에 대비하려는 기업 움직임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국내외 투자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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