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탄탄·소비 회복세 지속… 연준 금리 인하 시점이 변수

| 연합뉴스

미국 채권시장 전문가가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해 고용 회복과 소비 강세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는 더딜 것으로 예상되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채권시장 흐름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 자산운용의 케빈 플래너건 채권전략팀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내년에도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GDP가 약 2.5%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실업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조짐도 없고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 또한 낮다고 진단했다. 고용시장 지표도 큰 충격 없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간부문의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고용지표가 엇갈린 해석을 낳고 있는 가운데, 플래너건은 실업률 상승의 원인을 노동 참여 증가에서 찾았다. 그는 일자리 증가폭보다 노동시장 진입인구가 더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 고용 둔화의 신호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용시장 흐름이 채권시장에는 중요한 변수라며,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폭이 줄어들거나 그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연준이 내년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4.5%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10년물 금리가 4%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재정악화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리 방향성은 결국 경기 흐름과 인플레이션 경로, 연준의 정책 변화에 좌우된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에 대해서는 노동시장 안정과 임금 상승이 지속되는 한 전반적인 지출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와 기술 혁신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성장률을 지지하고 있다며, AI 관련 투자는 당분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1~2년 안에 투자 속도가 완만해질 가능성은 내다봤다. 그는 AI 버블 우려에 대해서도 아직은 과열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도 낮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방어적인 기업 경영 기조 등을 바탕으로 고용시장은 "해고도 없고, 채용도 없는"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가 말한 대형 리스크는 노출되지 않고 있으며, 사모대출 시장의 일부 부실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전반을 위협하는 정도는 아닐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진단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 경제가 개별 산업의 거품 가능성이나 재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이다. 향후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과 물가 하락 속도에 따라 시장의 움직임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 투자자와 정책당국 모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