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연금 자산 30조 돌파… 중장년 ETF 투자 급증

| 연합뉴스

삼성증권의 연금 자산이 30조 원을 돌파하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개인형 연금 가입자 중심의 서비스 개선이 빠른 성장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2025년 12월 12일 기준 자사가 운용 중인 연금 자산이 평가 금액 기준으로 총 30조 1천억 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말 21조 2천억 원에서 불과 1년 사이에 약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각각 51%, 43% 늘어나면서, 개인형 연금 자산만 26조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눈에 띄는 점은 40~50대 중장년층의 자산 증가세다. 이 연령대 투자자의 IRP 및 개인연금 잔고는 2024년 말 10조 9천억 원에서 1년여 만에 16조 9천억 원으로 55.7%나 늘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노후 자산 마련 수단으로 연금상품의 매력을 재조명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투자 방식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중장년층 연금 자산에서 빠르게 비중을 키우고 있다. ETF를 활용한 연금 자산은 1년 전 6조 7천억 원대에서 13조 원대로 93%나 증가해, 상품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안정적이면서도 분산 투자에 유리한 ETF의 구조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셈이다.

삼성증권은 이런 성과의 배경으로 ‘가입자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2021년 업계 최초로 수수료가 없는 ‘다이렉트IRP’를 선보인 이후, 가입서류 제출을 생략할 수 있는 ‘3분 연금’ 서비스, 연금 전담센터 운영 등으로 연금 시장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왔다. 이러한 서비스 혁신은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퇴직연금 우수사업자’로의 선정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금 시장에서의 약진은 단순한 자산 증가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금융소비자의 노후 대비 방식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금융사 간 연금 상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개인의 투자 전략 역시 은퇴 후 자산관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