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지표 개선…연말 금융시장은 위험회피로 전환
미국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 신호를 보였다. 11월 미국의 잠정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3.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0%)를 크게 웃돌았고,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2.6% 늘었다. 모기지 금리 하락과 임금 상승률이 주택가격 상승을 웃돌면서 실수요자의 구매 여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조업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12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10.9로 전월(-10.4)보다 더 낮아졌으며, 생산·신규수주·설비 이용률 등 주요 세부 항목이 약세를 보였다. 주택과 제조업 간 경기 흐름의 온도 차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내년 미국 증시 전망은 ‘낙관 우세’
전문가들의 시각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설문에서 21명의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S&P500지수가 평균 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는 없었다. 견조한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정책 환경에 대한 기대도 일부 반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JP모건은 AI 산업을 단기 거품이 아닌 장기적 경제 혁신의 동력으로 평가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고, 멕시코·캐나다 대상 관세 인상 가능성은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말 미국 금융시장, 차익 실현 속 안전자산 선호 확대
연말을 맞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우세했다. 미국 S&P500지수는 빅테크 종목 중심의 이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영향으로 0.4%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유럽 Stoxx600지수는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소비 관련주 강세로 소폭 상승했다.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bp 하락했고, 독일 국채금리도 미국 시장 영향과 저가 매수 유입으로 3bp 낮아졌다. 변동성 지표인 VIX는 4% 이상 상승하며 경계 심리를 반영했다.
달러 약보합, 엔화 강세…원자재는 혼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약보합세를 보였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화 가치는 0.3% 상승했다. 유로화도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역외 NDF 기준으로 0.3% 넘게 상승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원자재 시장은 방향이 엇갈렸다. WTI 유가는 2% 넘게 상승했지만, 구리와 금 가격은 각각 4%대 하락하며 차익 실현 압력이 나타났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제도화, 일본은 금리 정상화 신호
중국은 통화 정책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을 예고했다.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에 예금화폐 지위를 부여하고, 은행이 실명 기반 디지털 위안화 지갑 잔액에 이자를 지급하도록 하는 방침을 밝혔다. 디지털 화폐를 기존 금융 시스템 안으로 본격 편입시키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동시에 해외 상장 자금 관리 규정 완화를 통해 금융 안정과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일본에서는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가 이어졌다.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실질금리가 매우 낮고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통화완화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정책금리의 최종 수준이 1.25~1.50%에 이를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용 우려도 상존
지정학적 긴장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대통령 관저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30~50년 장기 안전 보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서는 기업의 절반이 내년 고용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유럽 경기 둔화 우려도 재부상했다.
연말 정리 국면…낙관과 경계가 공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주택시장 개선과 내년 증시 낙관론이라는 긍정적 재료와 함께, 연말 차익 실현,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가 교차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기대와 정책 전환을 둘러싼 방향성 탐색이 본격화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자료: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 속보(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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