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0달러 찍던 금·80달러 넘던 은… 조정장에도 '신흥국 중앙은행 매수'가 버틴다

| 민태윤 기자

국제 금 가격은 18일(한국시간 기준) 온스당 4863.5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직전 거래일 종가(4877.53달러)보다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최근 1주일 사이 5100달러 선을 여러 차례 시도한 뒤 4800달러대 중후반으로 물러나 조정을 이어가는 흐름이다. 은 가격은 온스당 72.55달러로 전일 종가(73.53달러) 대비 낙폭이 다소 크게 나타났다. 지난주 80달러 중반까지 올랐던 은 가격이 70달러 초반대로 내려오며 되돌림 폭이 금보다 깊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흐름을 보면 금은 9일 이후 5000달러 안팎에서 고점과 저점을 넓히며 등락을 반복해왔다.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금은 지정학·통화정책 변수 속에서도 비교적 완만한 조정 양상을 보이는 모습이다. 반면 은은 9일 83달러대 마감 이후 이틀간 80달러 중후반까지 올랐다가, 12일 한때 74달러대까지 밀리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산업용 수요 비중이 커 경기와 제조업 사이클, 투자 심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인식된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대표 금 ETF인 SPDR골드트러스트(GLD)는 11일 467.63달러까지 올랐다가 12일 451.39달러로 내려선 뒤, 17일 448.23달러에 마감하며 조정을 이어갔다. 최근 며칠간 금 현물 가격이 50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GLD 역시 비슷한 범위 내에서 오르내리며 투자 심리가 관망에 가까운 상태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 ETF인 i쉐어즈 실버트러스트(SLV)는 11일 76달러대 마감 이후 12일 67달러대로 크게 밀린 뒤 17일 66.36달러까지 내려와, 현물 은 가격보다 한 단계 더 가팔른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은 시장의 배경에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전략적 금 매입 확대, 미국 통화정책 방향, 지정학적 긴장과 재정·부채 리스크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폴란드를 비롯해 중국, 튀르키예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금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금에 대한 구조적 수요 요인으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달러 약세 논의, 전쟁과 재정 불안정성 등 불확실성 요인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는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현물 가격과 ETF 가격 흐름을 함께 보면, 실물 시장과 금융시장 반응에 미세한 온도차도 관찰된다. 최근 금 현물 가격이 4800~5100달러 구간에서 넓은 범위의 등락을 이어가는 동안 GLD는 거래일 기준으로 연속적인 하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이는 단기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이 ETF 시장에 먼저 반영되고, 실물 수요는 보다 완만하게 움직이는 양상으로 해석된다. 은의 경우에도 현물 가격이 70달러대 초반에서 기술적 반등을 모색하는 사이, SLV는 60달러대 중반까지 밀려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금·은 가격은 전반적으로 조정 국면 속에서도 방어적 성격이 유지되는 흐름으로 요약된다. 금은 중앙은행 매입과 달러 대체 자산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하며 안전자산 수요가 완전히 약화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은 산업 수요와 투자 수요가 교차하는 구간에서 변동 폭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의 성격이 혼재된 특유의 민감성이 부각되고 있다.

투자자 심리 측면에서는 GLD와 SLV 모두 직전 고점 대비 후퇴했지만 거래량이 급격히 줄거나 늘기보다는 평상시 수준과 유사한 범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급격한 쏠림보다는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며 향후 통화정책과 지정학 변수의 전개를 지켜보려는 관망 심리가 우세한 상태로 해석된다. 특히 달러 방향성과 미국 국채 시장에 대한 신뢰, 신흥국의 외환보유 구조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금·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분위기이다.

금과 은은 금리와 환율,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단기적으로는 뉴스 흐름과 정책 기대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최근 중앙은행 매입, 달러 약세 논의, 전쟁과 재정 리스크 등 복합 요인이 동시에 거론되는 만큼, 향후에도 단기 가격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