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994.6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전장 종가(4996.33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주일 사이 장중 5100달러 부근까지 올랐다가 4800달러 후반까지 밀리는 등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한 뒤, 다시 5000달러 안팎에서 숨 고르기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은 가격은 온스당 78.25달러로, 전일 종가(78.53달러)에서 소폭 낮아지며 금과 마찬가지로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금과 은 모두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모습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다만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 성격을 앞세워 5000달러 선을 중심으로 비교적 견조한 박스권을 형성하는 반면, 은은 70달러대 초·중반을 오르내리며 일별 변동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은은 귀금속이면서도 태양광, 전기·전자 등 산업 수요 비중이 큰 탓에 경기 기대와 공급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특성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는 19일(현지시간) 1주당 459.61달러로 마감해 전일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주 중반 금 현물 가격 하락과 함께 450달러 초반까지 밀렸다가, 현물 시세가 5000달러 안팎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GLD도 460달러 선을 다시 시험하는 흐름이다. 은 ETF인 iShares Silver Trust(SLV)는 19일 71.0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올랐다. 12일 60달러대 중반까지 내려갔던 가격이 70달러 안팎으로 되돌아오면서, 단기 과매도 구간 이후 투자 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이 ETF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 가격 흐름의 배경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기조와 미국 통화정책 논의를 함께 거론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15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식 부문 수요가 금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동시에 연방준비제도(Fed)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올해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부 연준 인사들이 인하 여지를 언급한 점도 금리·달러 흐름과 함께 금 가격 형성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시장의 안전자산 수요를 평가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이란 핵 협상이 ‘기본 원칙’ 합의 단계까지 진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포괄적 합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함께 제기되면서 위험 인식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분위기이다. 여기에 미국-베네수엘라 관계, 중국-대만 해협 긴장, 이란을 둘러싼 갈등 등이 이어지며, 이러한 국제 분쟁 이슈가 금과 은에 대한 선호도를 둘러싼 배경 요인으로 함께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기조 역시 교역 불확실성을 자극하며, 경기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논의와 맞물려 귀금속 가격 변동성을 높이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현물 시장과 ETF 시장의 반응을 비교하면, 최근 조정 국면에서 ETF 가격이 거래량 증가와 함께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움직인 특징이 나타난다. GLD와 SLV 모두 12일 전후로 거래량이 크게 늘었으며, 이후 가격과 함께 거래 규모가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실물 인수도와 장기 보유 수요가 중심인 현물 시장에 비해 ETF는 단기 매매와 헷지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금·은 가격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보다 빠르게 반영되는 구조가 재차 확인된 셈이다.
현재 금·은 가격 흐름은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변동성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금이 5000달러 안팎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은 산업 수요 기대와 글로벌 경기 변수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넓은 변동폭을 보이며 혼조 양상을 나타낸다.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인하 시점과 폭, 관세 정책 방향, 지정학적 이슈 전개 등을 지켜보며 포지션을 조정하는 ‘관망 심리’가 일부 작용하는 모습이다.
금과 은은 달러 가치와 글로벌 금리, 각국 통화정책, 정치·지정학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단기간에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최근과 같이 통화정책 경로와 국제 정세를 둘러싼 변수가 동시에 부각되는 환경에서는, 관련 뉴스 흐름과 시장 금리, 환율 변화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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