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026년 5월 2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로 묶어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동발 유가 불안과 환율 상승으로 물가 부담은 커졌지만, 소비와 내수 회복세가 아직 탄탄하다고 보기 어려워 당장 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연합뉴스가 24일 경제 전문가 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해 7·8·10·11월과 올해 1·2·4월에 이어 이번에도 동결되면 8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면서 성장 여건은 다소 나아졌다고 봤다. 다만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같은 외부 충격에서 비롯됐고, 이를 국내 수요 과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경기가 너무 뜨거워서 물가가 오르는 국면이라기보다, 바깥 충격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측면이 강하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내수의 체력이 아직 약하다는 점이다. 소비와 투자 같은 내수 지표가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높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시중 대출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상 시에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부담이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이번에는 물가와 성장 경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공급 충격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지는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정책의 메시지는 이전보다 훨씬 강경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금통위원 7명이 각자 6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을 표시하는 점도표가 이번에 위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동결, 4개가 인하, 1개가 인상을 가리켰지만, 이번에는 인하 전망이 사실상 사라지고 인상 쪽 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수도권 집값 상승, 원/달러 환율의 1,500원대 진입,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까지 겹치면서 한국은행이 향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상 시점을 놓고는 전망이 갈린다. 일부는 7월 또는 4분기 한 차례 인상을 예상했고,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의견도 있었다. 반면 수출 개선이 반도체에 편중돼 있고 소비 회복도 계층별로 갈리는 만큼, 올해 내내 동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당분간 금리를 내리기보다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은행의 판단에 영향을 줄 변수다. 이런 흐름을 종합하면 이번 금통위의 결론은 동결이 유력하지만, 이후 발표될 경제전망과 총재 발언의 강도에 따라 시장은 사실상 다음 인상 시점을 가늠하는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